서론
비록 내 회고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봐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회고는 보여주기 위해서 쓴다기보다는 스스로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기억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더 나은 내가 되자는 의미에서 한 번..
사실 글 솜씨가 좋은 사람들이 회고를 쓰는 걸 보면 내용도 알차고 멋있었고, 나도 꼭 해봐야 겠다는 것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 의식의 흐름, 시간의 흐름 기법으로. 시작.
나는 지독한 성과주의자, 열등감 폭탄
회고를 자기비하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지난 1년 간의 나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렇다.
사실 2018년 초의 계획은 1년 간의 휴학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친한 선배의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고 2019년에 있을 대회, 취업 등등 대학생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다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준비 기간을 갖자는 생각이었다.
스타트업에서의 인턴십은 회사 사정으로 인해 어렵게 되었고, 그래서
-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것은 Back-end 개발 경험 쌓기와 알고리즘 대회 입상
1. 대외 활동 (연합 동아리)
- 가장 먼저 시도했던 것은 대외 활동이었다. 17년 2학기에 프로젝트를 하면서 친해진 선배에게 연합 동아리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다.
- 그래서 점점 관심이 커진 이유도 있지만, 교내에서는 생각보다 컴퓨터 공학 공부, 프로젝트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지난 학교 생활 안에서도 처음엔 관심이 많고 열의를 갖고 시작했다가도 금새 식어버린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학교라는 우물 밖으로 나가보기를 결심했다.
- 연합 동아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았고 유명한 곳들은 경쟁률이 높았다.
- 내가 있었던 곳은 디자인 파트, 개발 파트 크게 두 분야로 지원을 받았다.
- 개발 파트는 Back-end, Front-end, Android, IOS 등 여러 분야를 골고루 뽑았다.
- 스터디는 디자인 스터디, 개발 스터디 따로 진행했지만, 원한다면 디자이너도 개발 스터디를 할 수 있었다. (개발자도 디자인 스터디를 할 수 있다.)
- 프로젝트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일정 비율로 매칭해주었고 대주제(요구사항)를 제공하면서 디테일한 부분은 자유롭게 기획, 설계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 나는 개인적으로 연합 동아리의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열심히 하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회식을 참여하지 않다보니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Back-end 개발에 대해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메인으로 Back-end 개발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ㅠㅠ
- 그래서 최대한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배우고자 노력했고, 직접 개발하는 시간보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혼자서 Code Review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 사실, 얻은 것보다는 후회가 더 많이 남았다. 연합 동아리의 사람들도 참 좋았고 동아리의 시스템을 처음 겪었지만,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왕 열심히 할거면 회식도 많이 참여하고 더 열심히, 잘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 연합 동아리를 같이 시작했던 학교 후배가 있었다. 그 분은 휴학도 같이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보다 해보고 싶은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겁도 없었다.
- 겁도 없었다는 말은 그 분을 폄하하고자 나쁜 의미로 쓴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 겁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던 일에 대해 속단하고 정말 많이 후회했다.
같이 연합 동아리를 시작할 때쯤, 그 분이 Software Maestro에도 지원하자고 얘기했었다.
그 시기에 연합 동아리를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처음 작성해봤다. 결코 많은 양을 작성해보지 않았지만, 나는 더 이상 어딘가에 지원서를 내는 일이 매우 귀찮게 생각이 들었고 Software Maestro라는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혜택이 많은 만큼 경쟁률도 높기 때문에 ‘어차피 떨어질 건데 왜 지원해?’라는 생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막상 친한 후배가 합격하고 나니, 축하하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 지원하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고 내 열등감은 이 때부터 생겨난 것 같다.
깨달음.
- 더 이상 후회와 열등감은 소용이 없다. 이제는 나도 무엇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야 겠다.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하고 끝까지 가봐야 겠다.
-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스스로의 성장에 단기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치고 조바심에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2. 급작스런 복학
그렇게 후회는 후회대로 하고 이렇다 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조바심이 생겼다. 그 때, 계획대로 잘 되지 않고 있던 내 상황을 보고 학교 선배가 나도 복학해서 같이 ICPC 팀을 하자고 제안했다. 휴학 상태였지만 평일에 꾸준히 학교에 가서 알고리즘 스터디는 계속 하고 있던 상태이기도 했고 그 형과 같은 팀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솔깃했다.
그 당시에 형한테는 정말 같이 할 사람이 없다면 고민해보겠다고는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성과를 내고 싶다는 조바심 때문에 이미 복학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다.
- 결과는 보기좋게 참패했다. 본선을 생각하던 팀이었는데, 예선 광탈도 모자라 교내 입상조차 하지 못했다.
- 모두가 성과를 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아무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어이없는 등록 실수, 이후에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멘탈 붕괴로 문제 풀이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 사실 성과를 내고 싶다는 조바심으로 여름에 SCPC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온전히 내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본선에 가서 0 solve 였기 때문에.. 오히려 본선에 간 것이 창피했다.
- 결국, ICPC에 올인하느라 학점도 그럭저럭, 학교 수업에서 진행하는 팀플도 그럭저럭
! 이대로는 안 되겠다. 도전이다!
복학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알고리즘 대회와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큰 성과가 아니어도 결과 하나는 꼭 내고 싶었다. 너무 간절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열등감이 들었고, 자괴감이 들었다.
- 대회 결과는 이런저런 대회에 참여해 본선까지는 갔던 것 같다. (본딱이..)
- 인턴십 프로그램은 코딩 테스트, 과제 모두 무난하게 통과하고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제 시간에 답장이 오는 기업도 많지 않았다.)
-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이라서 Node.js, Ruby on Rails, Typescript 등등 최근의 기술 트렌드가 많이 반영되었다.
- 내가 지원한 대부분의 기업이 내가 가진 스킬셋과 스타트업에서 요구하는 스킬셋이 맞지 않아 연락이 오지 않았던 것 같다.
- 결과적으로 면접까지 본 기업은 한 군데 뿐이었고, 다른 지원자에 비해 해당 분야에 대해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고 내가 내세울 만한 것은 나만 아는 나의 열정 뿐이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하면서 준비했던 인턴십 프로그램에서는 마침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 이것도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
- 총 네 개의 스타트업에 지원했고 두 개의 스타트업에서 면접 요청이 들어왔다.
-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두 곳 모두 나의 성과주의적인 고집과 성향, 나의 커리어, 대회 결과(본선 진출)들을 좋게 봐주셨다.
- 특이했던 것은 한 곳이 화상 면접이었고 코딩 인터뷰와 같이 진행 되었다.
- 코딩 인터뷰라는 것을 처음 겪었는데, 정말 쉬운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이 새햐얘지기만 했다.
- 항상 모든 조건이 정확하게 주어진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문제만을 풀다가 구술로 대강의 조건이 주어졌을 때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 누군가가 내가 코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 또한 생각 외로 큰 부담감이었다.
- 비록, 미리 예고되지 않은 인터뷰였기 때문에 머리도 마음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평소의 나는 이만큼이나 무기력하고 알고 있던 것들도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 둘 다 최종 합격이었고 고심하여 한 곳을 선택했다.
결론
결과만을 성과라고 생각한 나는 스스로 성과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1년동안 여러 도전들을 하며 겪은 과정들이 결국 나의 성과였다.
- 과정과 결과의 차이
- 과정은 스스로 기록하지 않는다면,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에 반해 결과는 내가 기록하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기록해준다.
- 알고리즘 대회를 예로 들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내가 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했지만 따로 기록하지 않고 내 머릿속에 남은 지식들은 모두 과정이었고 대회가 끝나고 난 후에 주최 측의 기록으로 남은 것은 결과라는 이야기이다.
- 그 과정들을 정리하지 않고 내 머릿속에만 간직하고 있다면, 그 성과에는 주목해 줄 사람도 없을 뿐더러 주목하고 싶어도 주목할 방법이 없다는 것
- 그리고 머릿속에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금새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라는 성과도 좋지만 내가 기록한 나의 과정이라는 성과도 누군가는 좋게 봐주고 결과보다 가치있게 생각할 수 있다고 느꼈다.
언젠가는 블로그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 언젠가가 ‘결과도 좋지만 과정에도 집중하자, 그리고 기록하자.’라고 절실히 느끼게 된 지금이 되었고 동시에 1일 1커밋도 시작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더 이상 후회해봤자, 열등감 가져봤자 소용없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그만이다.
2019년의 목표는 2018년과 비교해서 변한 것은 없다. 알고리즘 대회 입상, SW 개발 경험 쌓기
- 인턴십 기간동안, 기회가 된다면, 추가로 일하게 될 기간동안 레벨업 하기라는 세부적인 목표가 있다는 것이 작년보다 훨씬 더 좋은 상황인 것 같다.
- 한 가지 더 세부적인 목표가 있다면? -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얻는 과정을 기록하고 내년엔 생각한대로 준비한만큼 좋은 성과를 얻자.
다 쓰고 나니 글솜씨도, 두서도 없는 글인 것 같다. 결국 기록에 의의를 둔다.ㅋㅋㅋㅋ